" 개미 , 펀드시장 떠난다"…
9년 만에 비중 '최저'
국내 펀드시장에서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9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개인 투자자
의 펀드 판매잔고는 105조9968억원으로, 전체 판매
잔고(310조4127억원)의 34.15%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2004년 말 개인 투자자 비중(33.74%) 이후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개인 투자자 의 비중은 2000년대 중반 적립식 펀드의
인기와 중국 경제성장에 따른 글로벌 경기호황에 힘입어
2007년 말 57.38%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로 진입, ▲2008년 말 51.67%
▲2009년 말 50.52% ▲2010년 말 43.18%
▲2011년 말 43.74% ▲2012년 말 38.08%로 비중
이 점점 줄어들었다.
반면 개인 투자자의 빈자리는 법인 투자자들이 채웠다.
개인 투자자 비중이 최고점에 달했던 2007년 말
42.62%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말 65.85%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처럼 개인 투자자가 펀드시장에서 발을 빼는 것은
증시 부진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주식시장의 장기 침체로 코스피가 7년째 제자리 걸음
인 가운데, 기대했던 수익률을 얻지 못한 투자자들이
지수가 2000선에만 도달하면 잇따라 환매에 나서기
때문이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전무는 "지수에 대한 기대와 확신
이 있어야 투자자들이 펀드시장에 계속 남아 있는데,
그러한 전망이 보이지 않으면서 습관적으로 돈을 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투자여력이 없는 것도 문제다. 전세값은 오르고 가처분
소득은 하락하는 상황에서 펀드에 투자할 여윳돈이
없다는 것이다.
가처분소득은 개인소득 중 소비나 저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소득이다. 전문가들은 펀드시장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선 강력한 투자 유인
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오는 17일 납입금액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소득공제 장기펀드'가 출시되지만,
연 소득 5000만원 이하라는 가입조건 때문에 시장 활성
화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소득공제
장기펀드보다 가입 대상자 범위가 넓고, 혜택도 장기적
으로 유지되는 유인책이 지속적으로 나와야 펀드시장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