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OCS 회보]

2009년 05월 20일

"아 ! 老선배들의 명예구보"

   2009년 5월20일 전투복을 입은 군인들이 해군사관학교 장교교육대대 연병장을 힘차게 뛰어나가기 시작했다.소총을 메고 무장구보에 나선 군인들은 진해의 군항부두를 거쳐 9잠수함전단까지 10.6마일(NM) 거리를 오와 열을 지어 힘차게 완주했다.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표정으로 달리던 군인들은 구보를 마치자 환성을 지르며 서로를 격려했다. 바로 임관을 앞둔 해군사관후보생(OCS) 106기생들의 ‘명예구보’ 모습이다. OCS 106기생들은 왜 10.6마일(19.09km)을 달렸을까. 바로 거기에 명예구보의 전통이 숨어 있다.

OCS 출신 장교들은 61년 전인 1948년에 배출된 1기생으로부터 29일 임관하는 106기생에 이르기까지 각 기수별로 기수 숫자가 상징하는 숫자만큼의 구보를 해 왔다. 가장 대표적인 명예구보 방법은 기수 숫자만큼 연병장을 도는 것이다. 50기면 연병장 50바퀴를 돌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기수 숫자가 올라가자 이같은 방법에 한계가 왔다.

그래서 도입된 것이 상징하는 숫자만큼 달리는 것. 98기는 98분 동안 구보를 했으며 96기는 9.6마일만큼 달렸다. 100기는 여러 날에 걸쳐 400m 길이의 연병장 주변 트랙을 100바퀴 도는 것으로 명예구보의 전통을 이었다. 106기생들은 이 같은 전통에서 해군에서 주로 사용하는 거리 기준인 노티컬 마일(Nautical Mile)을 기준으로 10.6마일을 달린 것이다.

사관후보생의 마무리 훈련을 책임지는 해군사관학교 관계관은 “명예구보는 OCS들이 임관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라며 “동기들과의 단결심을 배양하고, 같은 해군사관후보생이라는 일체감을 조성하고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매 기수마다 실시해 온 훈련의 일종”이라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이 같은 의미에 걸맞게 올해 명예구보에는 40여 년 전 똑같은 훈련을 받은 예비역 선배가 참여해 더욱 뜻깊은 행사가 됐다. 해군 OCS장교 중앙회 고문으로 있는 이태성(OCS 43기· 68세·대위 전역) 씨를 비롯한 이순헌(OCS 50기·62세·소령 전역) 씨, 김재천(OCS 60기·60세·중위 전역) 씨 등 3명의 선배들이 후배들과 함께 명예구보에 참여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달린 것.

이태성 씨는 “43년 전 해군장교로 임관했던 시절을 되새기며, 해군 장교로 새롭게 출발하기 위해 막바지 훈련에 땀 흘리는 후배들을 격려하고 싶었다”며 “격려의 구체적인 방법으로 함께 달리며 땀을 흘리는 것이 의미가 클 것으로 생각해 부대의 허락을 받고 참여했다”고 말했다.(2009.05.29. 국방일보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