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잠망경]
4월15일 전후 핵실험 징후 北
방사포 탑재 핵탄두 개발 가능성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지난 24일)에 이어 5㏏(킬로톤ㆍ1㏏은 TNT 1000t 위력) 안팎의 폭발력 가진 '저위력(Low-yield) 핵무기' 개발을 위해 7차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익명을 원한 정부 관계자는 29일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통해 소형 저위력 핵탄두를 개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이 선보인 신형 전술 유도탄에 이를 탑재한다면 한반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미 군 당국은 최근 북한이 2018년 5월 폭파한 함북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북한은 북부핵시험장으로 명명)의 3번 갱도에 새로운 입구를 뚫고 있는 정황을 포착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보고에서 "긴장이 추가로 고조될 수 있는 핵실험 관련 가능성 있다"고 밝혔다.
저위력 핵무기는 20㏏ 이하의 폭발력을 가진 전술용 핵무기다. 전문가들은 기존의 대형 전략핵무기가 억제(방어)용 성격이 강했다면 저위력 핵무기는 '사용할 수 있는 무기'라는 인식이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북한이 최근 연이어 미사일을 발사하고 실전 배치를 주장하는 신형 전략미사일 4종 세트(극초음속·이스칸데르·에이태큼스·순항미사일)와 초대형방사포, 대구경조종방사포 등에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8차 당대회에서 핵무기의 소형·경량화와 전술 무기화를 강조한 만큼 북한이 최근 개발한 미사일과 방사포(다연장 로켓) 등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용 실험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전술핵(저위력 핵무기)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사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미 국방부도 2020년 초 신형 저위력 핵무기인 'W76-2'의 실전배치를 공개한 바 있다.
미 의회조사국(CRS)이 지난 3월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W76-2는 5㏏의 폭발력 지녔다. 1945년 16·20㏏의 위력으로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핵무기 폭발력의 3분의 1 수준이다. 일반 핵무기에 비해 폭발력이 낮지만 반경 2㎞ 내를 초토화할 수 있는 위력을 가졌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제1차 선전부문일군강습회 참가자들에게 서한을 보내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사상전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지난해 3월 시·군·당 책임비서 강습회를 시작으로 이런 형식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 제8차 당대회(지난해 1월)에서 제시한 5개년 계획 과업의 관철을 독려하는 한편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중앙일보 3월29일 정영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