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파수꾼]

"한 미 미사일방어 더 통합,강화해야"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


  “냉전기 나토 회원국도 핵무장 안 했다, 한·미 미사일 방어 더 통합해야”

- 작년에 다트머스대 국제학센터의 제니퍼 린드 교수와 대릴 프레스 교수를 인터뷰한 적 있다. 그들은 북한이 이제 미국 본토를 공격할 역량을 가졌고 미국이 서울을 보호하기 위해 워싱턴을 희생할 수는 없기 때문에 미국도 한국의 핵 무장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더라. 어떻게 생각하나?

“그저 논리에서, 손익 관계 분석에서 나온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동맹의 역사나 미국이 동맹에 대한 안보 공약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는 거기서 고려되지 않았다. ‘미국은 뉴욕과 서울을 맞바꾸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까 미국의 공약을 믿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기는 쉽다. 그렇지만 정책적 관점에서 보면 그런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가 문제다. 어떻게 강력하고 굳건한 동맹을 만들어서 북한이 그런 공약의 힘을 시험해 보지 못하도록 만들 것인가가 중요하지 않겠나.

학자적 관점에서 ‘미국민들이 서울을 보호하려고 미국 도시를 희생하려고 하겠나'라고 물으면 답은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정책 입안자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렇다면 냉전기의 모든 나토 회원국은 각자 핵무기를 개발했어야 한다. 그렇지만 그러지 않았다. 나토가 됐든 한미 동맹이 됐든 미일 동맹이 됐든 적이 절대로 시험해 보지 않는 관계의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이 간단하게 공약을 저버릴 것이라고 가정하기보다는 그런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 동맹을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 이제 북한 미사일을 모두 요격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해졌다. 한국이 국방력 강화를 위해 무엇을 해야 좋을지 제안할 것이 있나.

“중요한 것은 계속해서 미국과 함께 방어력, 억지력을 구축하고 강화하는 것이다. 그것이 핵무장한 북한을 다루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설령 한국이 핵무장을 해도 혼자서 핵을 가진 북한과 맞서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만약 미국의 핵 역량으로도 북한을 억지할 수 없다면, (미국보다 못한) 한국의 핵무기로 어떻게 북한을 억지할 수 있겠나. 한국군이 평양과 서울을 맞바꿔서 (남북이) 서로를 불태울 수 있다는 생각에 기반해서 갈 건가? 한국이 그저 북한을 억지하기 위해서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 핵을 가진 북한을 다루는 데 있어서 지금 한국이 가진 최고의 파트너는 미국이다. 정보를 더 많이 공유하고 미사일 방어 역량도 더 통합해야 한다는 뜻이다.”

빅터 차, 키신저·올브라이트 있는 美국방정책위원회 합류

빅터 차는 이달 중순 미 국방부 수뇌부에게 정책조언을 하는 ‘국방정책위원회’의 위원으로 선정됐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부 장관이 위원장이고 미국 외교의 거두 헨리 키신저가 같은 위원으로 있다.

- 국방정책위원이 된 것을 축하한다. 올브라이트와 키신저와 같은 반열이 된 것인가.

“그에 앞서 이 인터뷰에서 한 얘기는 내 개인 견해란 점을 분명히 해두고 싶다. 미국 정부, 미국 국방부의 견해를 대표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헨리 키신저와 내가 같은 반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국방정책위원회에서) 가장 젊은 축에 속한다. 나는 매우 겸손하게 이를 받아들이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에 조언하는 일을 도울 수 있는 것은 기쁘지만 내가 이런 외교적 거장들 사이에서 매우 작고 미미한 목소리이기 때문에 아주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리고 국방정책위원회가 정책을 수립하지는 않는다. 장관, 부장관, 차관들이 세계의 전략과 정책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도울 뿐이다.”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