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파수꾼]
北 사흘에 한번 미사일 도발하는 이유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
2022년 새해 벽두부터 북한의 움직임이 심상치않다. 북한은 지난 1월5일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로 시작해 1월에만 일곱 차례 각종 탄도·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 20일 노동당 회의에서는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재개를 위협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무엇을 노리고 있는 것일까. 북한의 셈법, 한국 대선에의 영향, 미국과 중·러 관계의 변화, 한국의 핵무장 필요성 등에 대해 빅터 차(61) 전략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 겸 한국석좌에게 들어봤다.
“북한이 말한 것은 항상 현실화, ‘극초음속’ 과소평가 말아야”
- 북한이 실제 발사한 것이 극초음속 미사일이냐 아니냐를 두고 한국에서는 논란이 좀 있었다. 북한 미사일이 일부 구간을 극초음속으로 활공했더라도 러시아제 극초음속 미사일처럼 최첨단 기술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이번 신기술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나?
“북한이 이런(극초음속) 능력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극초음속이나 기동형탄두재진입체(MARV)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 ‘아직 개발을 못 했다', ‘그저 야심을 갖고 있을 뿐'이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바로 북한이 그런 야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려해야 한다.
북한은 무기 프로그램과 관련해서 많은 야심을 갖고 있었고 지금까지 그것을 모두 현실화했다. 역사적으로 보면 우리는 항상 그들의 기술적 역량을 과소평가했지만 북한은 항상 그것을 성취했다. 북한이 2006년 처음 핵실험을 했을 때를 기억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별 것 아니라고 했다. 진짜 핵실험도 아니고 성공적 실험도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전략적 관점에서는 2006년 실험이 실패였다면 성공할 때까지 더 많은 실험을 할 것이란 뜻이기 때문에 우려스러운 일이었다. 그리고 그 일이 일어났다.
그래서 북한 미사일이 정말로 마하 5보다 빠른 속도로 갔느냐 안 갔느냐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내가 보기에 북한은 미국의 미사일방어를 회피할 수 있는 기동 능력을 가진 극초음속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겠다고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고 그것이 중요하다.”
- 김정은이 왜 지금 시점에서 도발했다고 생각하나.
“여러 이유가 섞여 있다고 본다. 그중 하나로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에 응하는 대가로 바이든 행정부가 제재를 해제하도록 만들려고 애썼는데, 이제는 그럴 인내심을 잃은 것 같다. 그래서 더욱 강경하게 나가는 다른 전략을 써보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 한국의 대선이 다가오고 있다. 북한의 전략이 뭔지는 모르지만 잡음을 더 많이 내면서 북한이 한국 대선의 한 요소가 되려고 하는 것 같다.
셋째로 이제는 더 이상 코로나에 발목잡혀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측면이 있다. 여전히 봉쇄 조치 중이지만 미사일 시험을 해서 새 기술을 보여줌으로써 코로나가 정권을 완전히 무력화하지 못했다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보내는 것이다. 넷째로 2022년을 시작하며 미국에 대해 더 강한 입지를 가지려는 것일 수 있다. 만약 어떤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면 북한은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신기술을 선보이면서 유리하게 대화를 시작할 준비를 하는 것일 수 있다.” (다음 페이지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