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VY VISION]
한국형 경함모(1)
美 와스프급 보다 크게 만든다
한국형 경항모 도입 계획이 최근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지난 8월 10일 발표한 ‘2021~2025년 국방중기계획’에서 명확하게 나타났다. 국방부는 보도자료에서 “경항모 확보사업을 2021년부터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종전 주변국의 반발 등을 의식해 기존의 ‘대형수송함’ 대신 경항모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이다. 여기엔 경항모 사업 추진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온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경항모 도입 계획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경항모 도입 적극 추진을 독려해 왔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일본은 오는 2025년쯤까지 2척의 이즈모급(級) 헬기항모를 경항모로 개조키로 하고 현재 이즈모함의 개조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방부는 또 “경항모는 3만t급 규모로 병력·장비·물자 수송능력을 보유한다”며 “탑재된 수직이착륙 전투기 운용을 통해 위협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전력으로 해양분쟁 발생 해역에 신속히 전개해 해상기동부대의 지휘함 역할을 수행한다”고 밝혔다.그동안 경항모 크기를 놓고 3만t급 경항모설과 7만t급 중형 항모설(영국 퀸 엘리자베스급)이 엇갈렸는데 3만t급으로 ‘쐐기’를 박은 것이다. 하지만 실제 배수량은 4만t을 넘고 크기도 미 4만t급 대형상륙함 ‘와스프급’보다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3만t급은 기준(경하) 배수량이고 만재배수량은 4만t을 상회할 것”이라며 “와스프급보다 길이도 길고 넓이도 더 넓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국형 경항모의 길이는 260m, 폭은 40m가량 될 것으로 알려졌다.해병대 상륙작전 지원 기능도 당초 예상보다 약해질 것으로 전해졌다. 해병대는 경항모가 독도함이나 마라도함처럼 공기부양정, 상륙주정, 상륙돌격장갑차 등을 발진시킬 수 있는 ‘웰데크(Well-Deck)’를 갖추기를 희망해왔다. 웰데크는 함정 후미에서 상륙주정과 장갑차 등을 발진시키고 회수할 수 있는 도크와 큰 문으로 구성돼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한국형 경항모는 웰데크가 없는 형태로 항공 전력 위주로 운용하는 순수 경항모에 가깝게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한 소식통은 “웰데크를 만들 경우 수직이착륙기를 수용하는 격납고 면적 등이 줄어들고 함정 속도도 느려져 웰데크를 만들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한국형 경항모가 수백 명의 해병대 병력을 수용할 수는 있지만 이들 병력은 공기부양정이나 장갑차가 아닌 헬기나 미 해병대 MV-22 수직이착륙기로 상륙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해병대는 경항모가 최소 대대급(400~500명) 병력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해군 등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