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꽃샘추위가 마지막 심술을 부리던 3월의 어느 날, 경찰청에서 가장 가까이에 위치한 경찰서, 서대문경찰서의 사이버범죄수사팀을 찾았다.

 

하루 전 날에 방문하겠다는 전화를 일방적으로 통보처럼 던진 탓에 업무에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닐지 하는 약간은 미안한 마음과 환영받지 못하는 손님이 아닐까 하는 불안한 마음, 그리고 차가운 날씨까지. 고작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서대문경찰서가 엄청 멀게 느껴졌다.

 

지어진지 30년이 넘은 오래된 건물의 가파른 계단을 올라 3층에 도착하니, 지능팀과 같은 공간에 사이버팀이 자리하고 있었다. 갑작스런 방문에도 정명국 팀장을 비롯한 모든 팀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반갑게 맞아주었다. 불청객이 아니라는 한 편의 안도와, 이분들의 소중한 시간을 빼앗는 것은 아닌가라는 송구한 마음으로 인터뷰는 시작되었다.

 

Q. 서대문경찰서 사이버팀은?

(정명국 팀장) 서울청 내에서 사이버도박사건을 많이 해결하였고, 지난 해 발생사건 대비 검거율 순위가 2위에 오르는 등 사이범죄의 해결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2005년부터 사이버수사를 시작한 정명국 팀장부터 지난 2월 중앙경찰학교를 갓 졸업하고 일선에 배치된 사이버특채 요원까지. 베테랑과 신입의 조화가 적절히 구성된 팀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정명국 팀장의 경우, 금년 2월 서대문서 사이버팀장으로 부임하기 전까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파견직으로 근무하면서 경찰 외부에서 경찰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깊게 생각해 볼 기회를 가졌다고 한다. 그러면서 사이버범죄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기술적·인적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강조했다.

 

Q. 최근의 사이버범죄 경향은?

(OOO 경O) 중고나라를 매개로 한 물품사기가 여전히 줄어들고 있지 않은 상태이며, 이전보다 사이버금융범죄의 수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과거 사이버금융범죄의 경향은 하나의 수단으로 피해자를 속여 돈을 편취하였다면, 최근에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예를 들면 특정기관 사칭,, 사이트유도, 직접방문 등을 통해 피해자를 속이고 있는 것이지요. 또한 파밍 범죄도 예전과는 다르게 이미 알고 있는 특정인물의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통상의 인터넷 결제방법과 같이 보안카드 번호 2개만 입력하고 추가적으로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알아내어 돈을 출금하는 방법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신종·변종 범죄는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어요.

 

 

그리고 “최근 신종범죄로 발생하고 있는 공유기 해킹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공공 와이파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해킹된 공유기로부터 스마트폰으로 전송받은 패킷(데이터)에 악성코드가 심어진 경우가 많다고 설명하였다.

 

 

그래도 스미싱이 일반인들에게 많이 홍보되어 줄어든 점은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스미싱을 한 번 당하게 되면, 피해 전화기에 저장되어 있던 연락처 전부에 다시 스미싱 문자가 전송되는 스미싱 밤(SMS BOMB)이 발생하여 피해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팀의 막내인 OOO 형사는 사이버특채요원으로 지난 2월에 중앙경찰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서대문서 사이버팀에 발령받아 근무하고 있다. 고응규 형사는 경찰에 입직하기 전, 대포통장 근절을 위한 안전행정부 프로젝트(은행개설 통장과 개설자의 인적사항 확인 강화 목적)의 일환으로 시행된 주민등록증 확인서비스 개발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수사에 녹여내고 있다.

 

 

Q. 사이버경찰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OOO 경O) 경찰에 입직하여 사이버수사분야에 근무하려면, IT관련 지식이나 수사기법, 기술적인 전문성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찰로서의 사명감과 사이버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열정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분이면 누구든 충분한 자질을 갖추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윤리적인 마인드와 인성적인 측면을 갖추는 것이 더욱 중요하지요. 허황된 영웅심이나 사이버경찰에 대한 막연한 기대만으로는 허울만 좋은 경찰관이 될 수밖에 없어요. 

 

결국 사이버경찰이라는 약간은 특수해 보이는 부서에서의 근무도, 기본적인 인성이 갖추어진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마인드를 바탕으로 서대문서 사이버팀은 수많은 사건의 홍수 속에서도 끈끈한 팀웍으로 뭉쳐져 있었다.

 

 

Q. 올해 서대문서 사이버팀은 어떻게?

(정명국 팀장) 악성 사기꾼 검거도 중요하겠지만, 올해는 피싱·파밍·도박사이트 등을 운영하는 대형조직을 검거할 수 있도록 팀의 역량을 키워나갈 겁니다. 개인적인 범죄보다 이렇게 조직을 구성한 치밀한 범죄야 말로 하루빨리 뿌리 뽑아야 하는 것이니까요. 특히 젊은 직원들로 구성된 만큼 올 한해는 일에 죽자는 심정으로 후회 없이 젊음을 불태워 일해보고 싶네요.

 

경찰 수사관의 입장에서는 사건이 너무 없는 것보다는 다소 발생하는 것이 낫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서대문서 사이버팀원들은 한결같이, “서민들의 삶을 힘들게 하는 사이버금융사기는 절대 척결되어야 할 사회악”이라며, 한명의 범인이라도 더 검거하기 위해 노력할 것임을 다시 한 번 다짐하였다. 

 

인터뷰를 마치고 경찰서를 나서니 한결 따뜻한 날씨가 몸을 감싸주었다. 서대문서 사이버팀의 열정이 전달된 것일까.

내년에 다시 한 번 만나기를 약속하고 그들의 에너지를 마음깊이 받아 챙겨 넣었다. 서대문서 사이버팀의 건승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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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협분석팀 이민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