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멀티태스킹 NO, 한 가지를 잘 하자
시간 관리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나 전문가들이 솔루션으로 제시하는 이야기들을 보면 결국엔 비슷하다. 당장 중요한 일부터 시작하라, 해야 할 일들의 목록을 적고 일의 경중을 따져 처리하라, 남에게 도움 받을 수 있는 일이면 적극 도움을 요청하라, 남들보다 한 시간 일찍 출근하거나 좀 더 일하라,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따로 떼어 만들어라, 회의는 시간 도둑이니 시작할 때부터 한두 시간의 목표 시간을 정해놓고 시작하라. 쫓기듯 하지 말고 미리미리 준비하라 등.
아이러니하게도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해야 할 일의 목록’을 만들지 않는다거나 지각대장인 경우는 거의 없다. 이들은 나름 최선을 다해 온종일 이 일 저 일 하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보냈는데도, 저녁이 되면 오늘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대체 무얼 하며 보냈나 하는 생각에 허무함을 느끼는 것이다.
개인이 바쁜 것은 그가 속한 조직이나 환경의 시스템에 달린 경우가 많다. 숨만 쉬어도 나가는 ‘지출’이 있듯이 마찬가지로 내가 속한 상황에 따라 어느 정도 내줘야 할 ‘시간’ 또한 있기 마련이다. 우선은 ‘기본 소비 시간’을 최대한 줄여보자. 그 후 개인이 할 수 있는 시간 관리 기술이라는 것은 집행 기능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집행 기능(Executive Function)은 일상적 임무를 순식간에 계산해 해내는 능력으로, 한 가지 일만 하는 기계가 흉내 낼 수 없는 인간만의 고유 능력이다. 일의 경중을 따지는 것이나, 한 가지 일을 하는 중에 다른 일을 처리하는 것, 내 의도를 잘 정리하는 것 등이 해당된다. 하지만 여기서도 기억할 것이 있다. 인간(뇌)의 집행 기능은 멀티태스킹을 싫어한다. 그리고 굼뜨다.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하려고 하지 마라. 그리고 이 일에서 저 일로 마구 옮겨 다니지 마라.
2.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기술
주의 집중 능력을 키워라!
하버드대 학자들이 두뇌 속 메커니즘과 집행 기능의 약점을 고려해 개발한 3단계 프로그램을 적용해보자.
1단계 처리할 일의 목록을 작성한다.
2단계 모든 목록을 세부적인 단계와 더 세부적인 단계로 나눈다. 세부적인 단계로 나누다 보면 거대해 보이던 과제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진다. 세부 단계의 일들은 걸리는 시간 또한 짧아 집중하기에 좋다.
3단계 현재의 일과 관계없는 생각이 떠오르면 그것을 일단 메모한 뒤, 하던 일로 곧장 돌아간다. 새로운 생각은 나중에 한 번에 정리할 수 있다.
이러한 자기 조절 훈련을 통해 주의 집중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스트레스를 조절하라
시간에 대한 압박감은 스트레스를 강화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지 못한 채 산만하게 이리저리 생각 없이 행동하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는 순간, 왜 그런 괴로운 감정이 드는지 자기 내면을 바라보자.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면 기분 전환을 통해 감정 조절을 하는 것도 스트레스 해소의 좋은 방법이다. 기분 전환에는 음식, 운동, 수다, 글쓰기 등 자신이 선호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사실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요소는 무력감이다. 어떤 일을 주재할 수 없다는 불안감과 그 일이 초래할 결과에 대한 두려움이 시간에 대한 스트레스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 둘을 잘 구분하여 생각한다면, 시간 스트레스는 줄어들 수 있다.
동기를 부여하라
같은 시간을 다르게 살 수 있는 방법, 바로 의욕이다. 시간 관리에 능한 사람은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다. 워커홀릭 중에는 직장에 있는 시간을 더 편안하고 재미있게 느끼는 사람도 있다. 조화로운 삶을 지향해야 하는 우리에게는 가정과 직장 어디에서든 재미를 찾아야 시간의 효율도 높아진다는 점이 중요하다. 내 시간에 동기를 부여하자. 멀리 있는 보상과 지금 당장의 보상을 함께 가져가는 것이 좋다. 이 일을 왜 하는가 하는, 이유가 될 미래의 이득을 생각함과 동시에 지금 당장의 성취를 이룬 나에게 맛있는 저녁이나 작은 선물을 선사한다.
3. 그럼에도 허둥댈 당신을 위한 조언
의식적으로 시간을 느끼라
건강을 챙기는 데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일은, 건강을 인식하는 일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첫 번째는 시간을 인식하는 일일 것이다. 시간을 끊임없이 의식하고 현재를 순간순간 바라보는 것, 오늘 아침에 떠오른 해가 어제의 해와 다름을 깊이 인식하는 자세, 원하는 시간을 얻기 위해 다른 시간 동안 노력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시간 여유를 일깨워주는 행위에 빠져보는 것도 좋다. 두꺼운 책에 도전하기, 오랜 시간 공들여 요리하기,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기, 클래식 음악과 국악의 여유로움 느껴보기 등이 그것이다.
‘노!’라고 당당히 외치자
왜 이토록 정신없이 바쁘게 사는 것일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하루 24시간뿐인데, 해야 할 가능성과 의무만 점점 더 늘고 있다. 오늘 해야 할 일이 열다섯 가지가 있고, 그중 열 가지만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어쨌든 다섯 번은 ‘노’라고 말할 필요가 있다. 끝없는 부산함이 아니라 진짜 내 삶을 위해 훨씬 더 중요한 일들에 집중하라. 수필가 앤 라모트는 ‘당신이 바쁜 이유는 당신이 바쁜 삶에만 먹이를 주기 때문이다. 순간순간 행복하게 사는 방법은 지극히 간단하다. 순간순간 행복에게만 먹이를 주면 된다.’고 말했다.
의욕은 높게, 욕망은 적게
부산함은 나의 욕망과 비례한다. 소유가 많을수록 그것들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그것을 이용해 해야 할 일도 많아진다. 결국 내가 가진 것들이 나를 소유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어느 정도 소유물이 쌓였다면 멈출 줄 알아야 한다. 인간의 욕구는 끝이 없어서 언제나 결핍된 느낌을 갖는다.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해버려야 직성이 풀린다. 내가 좋은 물건을 알게 된 이상 그것을 구입해야 하고, 내가 좋은 곳을 아는 이상 가봐야 한다. 욕망을 다스리는 것은 시간 관리에서 꼭 필요한 부분이다.
계절의 순환에 맞춰 살자
시간을 좀 더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지혜 중 하나는 계절의 순환, 즉 철 따라 사는 법을 아는 것이다. 계절에 맞춰 내 시간을 활용하다 보면 쓸데없는 고민을 덜 수 있다. 계절 감각대로 의식주를 맞춰보고, 날씨와 환경을 비롯해 계절마다 달라지는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자. 미리미리 준비하는 이런 노력이 당신에게 여유를 가져다준다.
다른 사람의 휴식을 배려하라
여유와 휴식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오늘날과 같은 과도한 상황은 비교적 새로운 현상이기 때문이다. 만약 그런 사람이 경제사회를 이끄는 저돌적인 성향의 리더라면 자기 생각을 부하 직원에게 강요할 것이다. 일부는 “할 수 있는 한 모든 것을 하는 것이 의무야”라는 식으로 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 스스로를 망가뜨리기도 한다. 시간 여유는 단호한 의지에서 온다. 집단을 이루게 되면 다른 사람의 휴식을 배려해야 한다고 <공부하는 삶>의 저자 앙토냉 질베르 세르티양주는 말했다. 절대 장난치지 않는 사람, 농담을 웃음으로 넘기지 않고 다른 사람의 즐거움이나 기분 전환에 이바지하지 않는 사람은 무뢰한이라고 한 아퀴나스를 예로 들며 말이다. 그런 사람은 이웃의 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