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이후 6년만에 처음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석달 연속으로 줄었다.
외환보유액이 3개월 이상 연속으로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
위기 때인 2008년 4∼11월(8개월 연속 감소) 이후 6년여
만에 처음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0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이 3천637억2천
만달러로 한 달 전보다 6억8천만달러 줄었다고 5일 밝혔다.
외환보유액은 작년 7월부터 13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
하다가 올해 8월 감소세로 돌아섰다. 미국 달러화의 강세로
보유 외화자산 가운데 유로화, 파운드화 등의 달러화 환산 가치
가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이 양적완화 종료를 결정하고 통화정책 정상화에 시동을
걸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유럽·일본의 통화가치는 떨어졌
다.
10월 중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는 0.7%, 파운드화 가치는
1.5% 각각 하락했다. 엔화 가치는 0.1% 떨어졌다. 이들
통화의 가치가 하락하자 달러화로 표시하는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것이다.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8개월 연속 외환보유액이 줄었
을 때는 자금 유출이 실제로 일어났지만, 지금은 달러화 환산
과정에서 보유액이 준 것으로 집계됐을 뿐이고 감소폭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자산 유형별로 보면 9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의 91.3%를 차지
하는 국채, 회사채 등 유가증권은 3천321억8천만달러로 전월
보다 5억5천만달러 감소했다.
예치금(5.8%)은 211억8천만달러로 5천만달러 줄었다.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과 IMF에서 교환성
통화를 수시로 찾을 수 있는 권리인 IMF포지션은 각각 1천만
달러, 6천만달러 감소했다.
9월 말 기준으로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7위 수준이다.
외환보유액이 가장 많은 나라는 3조8천877억 달러를 보유한
중국. 일본(1조2천644억달러), 스위스(5천309억달러),
러시아(4천542억달러), 대만(4천207억달러), 브라질
(3천755억달러)이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