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놀이로 등산객이 늘면서 등산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계절이 바로 가을이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등산 중
안전사고를 당한다. 꼭 알아야 할 가을 단풍 산행 주의점.
작년 한 해 산악사고 구조·구급 출동은 총 1만882건. 이 중
50%가 9월 말에서 11월까지 단풍이 드는 약 2개월에 걸쳐
집중 발생했다. 등산객들이 다치는 사고 유형은 골절이 가장
많았고, 찰과상이나 탈진 등 주로 추락이나 낙상으로 일어난
비율이 높았다. 단풍 구경을 위해 평소에 운동을 잘 하지 않던
초보 등산객이 몰리는 가을 산, 얕봤다간 큰코다친다.
날씨 변화에 민감해져라
가을 산행을 준비할 때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것은 급격한 온도
변화에 대한 대비다. 산행 일정은 기상 예보에 따라 정하고
악천후에는 출발을 자제해야 한다. 가을엔 한낮과 저녁의
일교차가 크게 나는 것이 산의 날씨. 고도가 높은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가을은 온도가
변덕스럽기 때문에 산행 중 비를 만나면 주저 없이 하산해야
한다. 가을 해는 생각보다 짧다. 등산 중 길을 잃은 사고 중
대부분이 금세 어두워져 길을 잃은 경우이다. 하산 시간이
늦어지는 경우를 대비해 준비해야 하는 것이 바로 헤드 랜턴.
손전등은 등산용으로 적합하지 않다. 예비 전구와 건전지도
챙겨둘 것.
체온을 유지하라
온도의 차이가 심해지는 이른 아침이나, 해가 지는 저녁에
산에 있다면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신경 쓴다. 이 시간에
얇은 차림으로 등산을 하다 보면 몸에 한기가 밀려오며 극심한
추위를 느끼게 되는데 바로 이것이 저체온증으로, 심한 경우
사망할 수 있다. 실제로 가을 산행에서 많이 일어나는 사고가
저체온증 사고. 체온을 유지하는 데 방풍·방수 기능의 옷은
필수품. 또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어야 체온을 조절하기
쉽다. 얇은 스웨터나 남방, 점퍼, 장갑과 모자 같은 여분의
의류도 챙기자.
낙엽을 조심하라
단풍이 지면 낙엽이 떨어져 쌓인다. 낙엽을 잘못 밟아 낙상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비가 온 다음 날 산행을 한다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젖은 낙엽은 표면이 미끄러워 잘못 밟을
경우 발목 관절에 부상을 입히기도 하며 산에는 날카롭고
단단한 바위와 돌이 많기 때문에 가볍게 넘어져도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 발밑을 잘 보고 걸어야 하며 무릎 보호대나
등산용 스틱을 사용하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기승을 부리는 발열성 질환
가을철에는 신증후성 출혈열, 쯔쯔가무시병, 렙토스피라증
등 야외에서 감염되기 쉬운 질환이 기승을 부린다. 산길에
눕거나 앉을 때에는 깔판을 사용하도록 하고 무턱대고 풀밭에
맨살로 앉거나 맨발로 걷는 건 절대 금해야 한다. 만약 산행
후 발열, 오한, 근육통과 같은 감기 증세가 나타난다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도록 한다.
길을 잃었을 땐 되돌아가라
왔던 길을 되돌아가 갈림길까지 가서 길을 찾는 것이 가장
현명하지만 해가 지면 이동이 쉽지 않다. 이럴 때는 체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바위굴처럼 바람을 막아주는 곳을 택하여
돗자리, 비닐 등으로 움막을 설치한다. 챙겨온 여분의 옷을
껴입고, 운동하듯 몸을 움직여 열을 내고, 다음 날 아침까지
버텨야 할 경우 산불로부터 안전한 곳을 찾아 불을 지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