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펀드' 팔고 '채권형펀드' 사는 투자자
초단기채권 펀드·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펀드로 자금유입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이어가면서
차익 실현을 위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밀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지는 채권형 펀드로는 자금이 꾸준하게 유입되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 올들어 1.1조 순유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지난 2월부터 자금이 빠져나가
기 시작해 최근 가속도가 붙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주식형
펀드에는 8449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하지만 지난 2월에 492억원의 순유출로 돌아선데
이어 3월에는 3702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달들어 지난 15일까지는 자금 유출 규모가
1조5311억원으로 급증하면서 올들어 총 1조1065억원
순유출로 전환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몇 년간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
가 집중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자금 유출세가 조만간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형펀드에는
2007년 6월부터 2009년 3월까지 31조7000억원이
순유입됐지만 이후 현재까지 이보다 더 많은 37조6000
원이 순유출됐다"며 "2007년 이후 유입된 자금에
더해 기존에 들어왔던 돈까지 빠져나가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환매가 진행됐다" 말했다.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투자하는 기관들의 자금이
국내 주식형 펀드로 유입되면서 펀드 환매분을 일정
부분 소화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일반 법인의 경우 지난해 2월 이후 설정액이
약 3000억원, 금융기관의 경우 최근 5개월간 설정액이
6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투자자들 채권형펀드로 '리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동안 채권형
펀드로는 자금이 꾸준히 들어왔다.
올들어 중기채권 펀드(목표 듀레이션 2년 이상)로는
6814억원, 초단기채권 펀드(목표 듀레이션 1년 미만)
로는 955억원이 순유입되는 등 국내 채권형 펀드로
총 5933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국내 채권형 펀드는 2012년에 1조3917억원의 순유입
을 보였지만 지난해에는 5717억원의 순유출을 나타
냈다. 특히 초단기채권 펀드는 2009년 이후 4년여만에
처음 순유입으로 전환된데다 2월에 21억원,
3월에 379억원, 이달에는 560억원의 돈이 들어오는
등 자금 유입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현대증권의 배 연구원은 "불확실한 투자환경에서
안전자산에 단기 투자하려는 대기성 자금이 채권형펀드
로 유입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외 채권형펀드 중에서는 하이일드펀드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해외 하이일드펀드에서는 지난해
3762억원이 순유출됐지만 올해는 2786억원이
순유입됐다.
올들어 수익률도 채권형펀드가 주식형펀드를 앞서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연초이후 평균 수익률은
-1.13%로 마이너스인 반면 국내 채권형펀드는
평균 1%의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해외 하이일드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3.01%
다.